카스테라 / 박민규 / 문학동네
"원래 좀 노는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그날 이후 나는 조용한 소년이 되어버렸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 순간 마음속에 <나의 산수>와 샅은 게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그랬다고, 지금의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슬픈 일도 기쁜 일도 아니었으며,
누구를 원망할 성질의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저, 말 그대로 수(數)였던 것이다.
말수가 줄어든 대신, 나는 열심히 알바를 하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야, 세상은 한방이야,
어울리던 친구들이 안쓰럽단 투로 말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결국 이들도, 같은 산수를 할 수밖에 없단 사실을.
넌 뭘 할 건데?
나?
글쎄 요샌 연예계가 어떨까 싶어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중에서
작가 박민규는 항상 그의 럭비공 같은 상상력으로 놀라게 한다.
기린영이 좋아할 만한 동물의 왕국 같은, 아니 어느 일본 만화에서 그렇듯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
지하철 역에서 기린이 기다리고, 대왕 오징어가 기습하고,
어느날 오리배가 팰리컨이 되어서 돈없는 사람들을 날라주고.
약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이라는 제법 무거운 주제를, 너무도 가볍게
풀어버린 작가의 재주에 박수를 보내면서,
오래간만에 박장대소를 하며 단숨에 읽어버릴 수 있게 해준
작자의 재주에 박수를 보내면서,
실망시킨 몇 작품을 제외하고, 앞으로의 작품들에서 다시금 그의 재주가
빛을 바라길 바라면서
카스테라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아, 하세요 팰리컨
야쿠르트 아줌마
코리언 스텐더즈
대왕오징어의 기습
헤드락
갑을고시원 체류기
뒤죽박죽, 얼렁뚱땅, 장애물 넘어서기
작가의 말
-Wa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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