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전문점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은 대개 4000원 안팎. 거기에
들어가는 커피 원두의 원가는 얼마일까. 123원(관세
부과 전 기준)이다. 관세청의 공식 계산이다. 관세청은 7일 내놓은 ‘커피 교역으로 본 우리나라 커피시장’
자료에서 지난해 커피 수입 물량이 11만7000t, 금액으로 4억2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물량 기준 11%, 금액 기준 34% 각각 늘어난 것이다. 물량·금액 모두 사상 최고다.
그러면서 관세청은 관세 부과 전 수입가를 공개했다. 미국계 커피 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쓴다는 미국산 원두를 계산 기준으로 삼았다. 지난해 미국산 원두의 수입가는 ㎏당 평균 10.7달러. 커피 한 잔에 미국산 원두 10g이 들어간다고 보면 원화 환산액은 123원이다. 익명을 원한 관세청 관계자는 “통상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이 3500~4000원인데, 임대료·가공비·인건비를
고려해도 원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관세청의 커피 수입가 공개에 대해 업계에선 값을
낮추라는 압박으로 풀이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원가 공개 등 전방위
대책을 강구하겠다더니 갑자기 커피 원두 값을 공개했다”며 “값을 낮추라는 신호라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커피점문점인 S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커피 원두가 커피 한 잔 값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선”이라며 “임대료와
인건비 등이 50%, 우유·설탕 값도 각각 10% 정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커피 전문점은 커피보다는 서비스와 공간을 파는 것”이라며 “이 비용이
원두 값 외에 종합적으로 커피 한 잔에 포함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커피 전문점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의하면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규모는 2009년 7000억원, 지난해 9000억원이었다. 올해는 1조10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성인
한 명이 마신 커피는 평균 312잔이었다. 올해는 400잔에 육박할 전망이다. 반면 다른 나라에 드문 한국식 커피믹스의
수출은 늘고 있다. 중국·러시아·이스라엘에는 한국식 인스턴트 커피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수출액이 1억3000만 달러나 됐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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